출처 Point Guard | 포가
원본 http://blog.naver.com/rap1324/60053874444


6. DayDream - Dream Team 6 (2004' Athens Olym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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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시선은 새로이 등장할 미국 대표팀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둔 지난 대표팀의 실패 이 후 다시 소집된 대표팀이었으며
21세기 최초의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표팀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닥 나아지지 않았다.

여전히 스타 플레이어들은 이런저런 이유들로 대표팀 승선에 난색을 표했고,
'최악의 멤버다.', '가장 약한 전력을 가진 대표팀이다.' 등의 걱정속에 최종 로스터가 결정되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 참전할 대표팀의 로스터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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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03년 드래프티 3인방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써니, 드웨인 웨이드가 나란히 최초의 대표팀 승선을 경험했다.
이 후로 세 선수들은 꾸준히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게 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팀 던컨이라는 이름이다.
소속팀의 로스터에는 6-11 로, 대표팀의 로스터에는 7-0 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7푸터 급의 정통 로우 포스트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선 대표팀이 골밑 요원의 부재로 골머리를 썩었던 것에 반해 던컨의 등장은 팀의 골밑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어딘지 모를 불안함을 이야기하던 세인들의 우려는 괜한 조바심이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2003년 드래프티 3인방은 당시 그야말로 신출내기들이었으며
골밑에서의 무게감과 높이에 대한 부분 역시 이전의 대표팀에 비해 나아졌을뿐,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그나마 레지 밀러의 이름조차 사라지면서 정통 슈터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으며
팀을 리드해줄 수 있는 포인트 가드의 부재라는 약점 또한 그대로 계승되었다.

그들의 경기 결과를 살펴보자.


USA  73  : Puerto Rico 92  (-19)
USA  77  : Greece 71 (+6)
USA  89  : Australia 79  (+10)
USA  90  : Lithuania 94  (-4)
USA  89  : Angola 53 (+36)
USA 102 : Spain 94 (+8)
USA  81  : Argentina 89  (-8)
USA 104 : Lithuania 96 (+8)

푸에르토 리코를 상대로 무려 19점차의 대패를 당하는 것으로 첫 경기를 마쳤다.
이는 (당연히) 역대 최초의 두 자릿수 점수차로 인한 패배였다.

예선전에서 무려 3승 2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하며 B조 4위로 8강에 진출했던 그들은 A조 1위인 스페인을 꺾으며 기세를 올리는 듯 했으나 준결승전에서 마누 지노빌리의 아르헨티나에게 패배하고 만다.
3.4위 전에서 리투아니아에게 힘겨운 승리를 거두며 가까스로 메달권 진입에 성공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던 그들이었다.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은 전력 불균형의 극치를 보여준 케이스였다.
팀 내 포인트 가드가 전무한 가운데 아이버슨과 마버리를 스타팅 가드로 기용하면서 그 대단하다는 NBA 리거들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대표팀의 백코트가 신장의 열세속에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게다가 외곽슈터가 전무했던 탓에 언급한 "스몰 라인업" 백코트 콤비들은 리딩하기도 바쁜 와중에 외곽슈터로써의 역할까지 부담해야만 했다.
두 선수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3점슛을 시도한 선수는 리차드 제퍼슨이었다.
8경기 동안 제퍼슨은 총 56개의 야투를 시도했는데 이 중에 23개의 야투가 3점슛이었다.

골밑에서의 상황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대표팀 회심의 카드였던 팀 던컨은 상대팀의 집중 견제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국제무대의 파울콜에 적응하지 못한 탓에 매경기 체력과 파울관리에 신경을 써야만 했다.
물론 코트위에 있는 시간만큼은 확실히 제 몫을 해줬지만 문제는 오랜시간을 버티는 것 자체가 너무나 버거운 짐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던컨은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뒤를 받쳐줄 수 있는 백업 빅맨이 없었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부저는 너무 작았고, 에메카 오카포는 공격에서, 아마레 스타우더마이어는 수비에서 미완성의 선수였다. 숀 메리언과 라마 오덤은 정통파 인사이더가 아니었다.

2003년 드래프티들은 경험의 부족에서 오는 아픔을 뼈져리게 느껴야했던 어린 풋내기들이었다.

다음은 그들의 스탯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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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상대팀보다도 낮은 야투 성공률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3점슛 성공률은 3할대로 떨어졌다.

미국 대표팀을 상대하는 팀들은 지역방어와 지연작전으로 미국을 공략해왔다.
대인방어와 1:1 공격에 익숙했던 선수들은 고전하기 쉽상이었다.
특히 팀 내 외곽슈터의 부재는 존 디펜스를 격파할 수 있는 카드의 부재로 이어졌다.

자유투 성공률이 상대팀 보다 낮았다는 것은 이미 예전에 겪어봤던 일이라 큰 이슈거리조차 되지 못했다.

국제 무대에 완전히 질려버린 던컨은 이 후 절대로 대표팀 선발에 응하지 않겠노라고 말했다.
언제나 더블/트리플 팀을 달고다니며 엄청난 부담을 어깨에 짊어질 수 밖에 없었던 그였다.
대표팀 내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였던 선수는 단연 던컨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엄청난 고생을 했었던 선수 역시 던컨이었다.

자신들의 높이가 낮아진만큼, 상대팀들의 높이가 높아져버린것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또 드림팀의 스타일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팀이기도 했다.
엄청난 운동능력을 이용한 공격과 수비가 자랑이었던 드림팀이었지만, 이번 대표팀 멤버들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낼 수 없었다.

골밑을 중심으로 밀집되어 있는 상대의 존디펜스 속으로 무리한 페네트레이션을 시도 하다가 턴오버를 저지르기 일쑤였고
이를 파악한 상대 팀들은 조직적인 로테이션 수비로 이들의 침투를 원천봉쇄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농구대회의 MVP 인,

아르헨티나의 마누 지노빌리가 내뱉은 한 마디는 그들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날아왔다.

"그들은 1992년의 드림팀처럼 최고의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나 어리고 국제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었다."
"그들은 전혀 다른 룰의 경기에 등장한 풋내기 선수들일 뿐이었다."
"게다가, 세계 농구의 수준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그들은 최고의 선수들을 내보낸 것조차 아니었다."

결국 올림픽에서만큼은 절대로 질 수 없다는 그들의 꿈은 백일몽으로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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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첫 경기에서 푸에르토 리코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한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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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전에서 또 다시 아르헨티나에게 발목을 잡히며 3.4위전을 치뤄야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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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내 유일한 정통 로우 포스트 플레이어였던 팀 던컨은

상대팀의 집중견제와 FIBA의 파울콜에 크게 혼나며, 다시는 대표팀 승선을 하지 않겠노라 선언한다.

되려 호주의 앤드류 보것은 팀 던컨을 상대로 탄탄한 플레이를 펼치며 훗날 NBA 드래프트 1순위로 데뷔를 하게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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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 오덤(좌)과 스테판 마버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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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던 앨런 아이버슨. 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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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공동 주장이었던 스테판 마버리와 앨런 아이버슨.

동메달을 목에 건 그들의 표정에서 많은 것을 읽을 수 있다.


6-1. 번외 이야기


그렇다면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이 남긴 것은 또 한 번 반복된 치욕의 역사뿐일까?

물론 올림픽 금메달을 빼앗겼다는 사실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최소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2003년 드래프티 3인방을 필두로 한 어린 선수들의 국제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경험이 되어줬다는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19), 카멜로 앤써니(20), 아마레 스타우더마이어(21), 드웨인 웨이드(22) 등의 영건들은 이 후로도 꾸준히 미국 대표팀의 핵심전력으로 활약하게 된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표팀 승선을 거부하는 대표적 이유로 체력관리의 어려움을 꼽고는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영건들은 나이가 어린 덕분이었는지
대표팀 승선이라는 경험을 체력관리의 어려움을 겪게되는 일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을 쌓고 돌아와 더욱 큰 기량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로 승화시켰다.

그 위대한 팀 던컨조차 국제룰에서의 적응에 어려움을 토로했던 것을 상기해본다면
장차 대표팀의 핵심이 될 어린 선수들의 국제전 경험은 훗날 대표팀에게 큰 자산이 될 것임이 자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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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드래프티들이 전면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카멜로 앤써니,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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