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전문 사이트 hodinkee 에서 애플워치에 대한 엄청 긴 리뷰를 썼습니다. 이 리뷰는 애플 와치의 시계, 디자인으로서의 측면만 썼다는 걸 알립니다.

일단 난 이걸 시계라고 말하기 확실치 않다. 손목에다 입을 수 있고 시간을 알려준다는 걸 빼면 애플이 이번에 소개한 거랑 우리가 엄청나게 집착하고 있는 수제이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훌룽한 기계식 시계의 공통점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난 운이 좋게도 애플의 발표회장에 초대받았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애플 워치가 초고급 시계 산업에는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나 가격대가 낮은 쿼츠 시계들이나 심지어 엔트리 레벨의 기계식 시계에겐 큰 위협이 될 거라 본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고급형 시계 브랜드에게도 스멀스멀 위협이 될 거라고 본다.


왜냐고? 애플 워치는 같은 가격대의 스위치, 아시아 브랜드 시계에 비해서 엄청난 디테일을 가졌고 그 디테일이 애플 워치를 훌륭한 디자인으로 보이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디지털로 된 시계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훨씬 많은 기능들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애플 워치는 완벽하지 않다.


난 이 자리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애플 워치의 기능에 대해서 논하지 않을 것이다. 난 오직 애플이 잘한 점, 애플이 못한 점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한다. 즉, 우리들의 스위스 친구들이 애플에게 배워야할 점, 그리고 스위스 친구들로부터 애플이 배워야할 점을 말하고자 한다.

1) 장점 : 스위스 친구들이 애플에게 배워야 할 점

 

1. 삘 (feel)


애플 워치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같은 가격대의 시계들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을 날려버리는 수준이다. 같은 가격대에서 애플 워치가 가진 부드러운 곡선, 디테일, 그리고 빌드 퀄리티를 따라가는 시계는 없다. 150 달러짜리 sistem51 (시계 이름) 을 생각해 보자. 이 시계는 쿨하고 값싼 수동식 시계이다. 그런데 딱 150달러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세이코 역시 350달러 이하의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주지만 딱 그 값어치만 한다. 이제 애플 워치를 보자. '이건 비싼 제품이다' 라는 삘을 모든 면에서 보여준다. 350달러에도 불구하고.



2. 마감


다시 말하지만 이 제품의 전체적인 디자인 - 특히 케이스 주위를 흐르는 듯이 자리잡은 구부러진 스크린- 은 그저 훌륭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팀쿡이 키노트에서 말한 것처럼 어디서 하드웨어가 시작되고 어디서 소프트웨어가 시작되는 지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둥근 모서리들은 정말 애플스러웠고 또한 왠지 마크 뉴슨 (최근에 애플에 들어온 유명한 산업디자이너) 스럽기도 했다. 특히 베젤이 케이스에 흔적없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것이 인상깊었다.


3. 애플이 유혹을 뿌리치다.

 

애플 워치의 크기는 38mm, 42mm이다. 두 모델 모두 내 손목에 알맞았다. 만약 이게 괜히 44mm였다면 쓸데없이 마초스러워졌을 것이며 만약 이게 35mm였다면 괜히 여자스럽게 보였을 것이다.

이런 크기 결정은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애플은 이제 막 첫번째 시계를 만든 신생 제조사라는 걸 생각하자. 그들은 자사의 첫 시계를 너무 크거나 작게 만드는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내가 장담하건데, 분명 이 시계를 만들때 이 크기보다 훨씬 크게 만들자고 토론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래야 UI를 훨씬 쉽게 만들 수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들은 크게 만드는 유혹에 빠져들지 않았고 난 그런 점에서 애플을 칭찬하고 싶다. (필자는 참고로 38mm를 추천했다)



4. 시계에 대한 애플의 존중

 

 

 일단 애플은 꽤 많은 모던 아날로그 시계 테마를 애플 워치에 꽤 많이 넣어줬다. 그냥 디지털 테마만 넣어줬어도 상관은 없었겠지만 그들은 어찌됐든 넣어줬다.

 

또한 흥미로웠던 것은 용두를 남겨뒀다는 것이다. 물론 각종 기능을 수행하는 오리지널의 용두와는 거리가 멀지만 아날로그 시계의 오래된 컨트롤을 남겨둔 것은 모든 버튼을 없애는데 집착하는 애플치고는 꽤 신기한 점이었다.


4. 다양성


애플 워치는 무려 여섯가지의 재질을 가지고 있다.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회색 스태인리스 스틸, 로즈골드, 골드.

팀 쿡은 애플 워치를 가장 개인적인 제품이라고 했고 난 이 말에 찬성한다. 그 어떤 스위스 제품들은 한 디자인에 이렇게 많은 옵션을 제공한 적이 없다. 스위스 회사들은 많은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자기 제품의 미학을 감소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5. 시계줄 들 


이번 장점은 4번 장점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애플은 시계줄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완벽하게 해냈다. 가죽 부터 밀레니즈 까지.

난 애플이 사람들이 어떻게 시계를 차고 다니는 지 엄청난 관심을 쏟았는 지 알 수 있었으며 기존 회사들의 옵션이 얼마나 구렸는지 알 수 있었다.

 

 애플 워치는 내가 시계줄을 바꿀 때마다 디자인이 눈에 띄게 바뀌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애플 워치의 시계줄 바꾸는 방법은 내가 봤던 것 중 가장 쉬웠고 상당히 많은 디테일이 숨어있었다. 저가 가격대에서 이런 레벨의 디테일은 여태까지 없었다.

가죽 시계줄은 말도 안되게 부드러웠고 퀄리티가 높았다. 난 이런 가죽 스트랩을 350달러 아날로그 시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버클을 봐라. 그리고 버클의 tang (스트랩의 구멍을 엮는 쇠부분) 을 봐라. 버클에 그냥 얹혀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버클에 완전히 통합하고 있다.

 

 

 링크 브레이실릿도 좋았다. 중간을 이어주는 링크 부분이 다른 시계들에 비해 굉장히 얇았으며 줄의 길이를 조정하는데 그 어떠한 도구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게 놀라웠다.

 

 

그러나 내 마음에 가장 들었던 것은 이 밀레니즈 시계줄이었다. 내가 장담하건데 그 어떤 테크 회사들도 이 다소 구식인 착용방법에 이 만큼의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애플은 내 마음에 들게 했다.

난 밀레니즈 착용 방식 하나 때문에 1957 omega speedmaster 를 구매할 정도로 밀레니즈 방식을 사랑한다.  그래서 애플 워치 중 제일 먼저 착용한 것도 이 밀레니즈 방식 애플 워치였다.(착용샷은 위)

난 애플 워치의 밀레니즈 브레이실릿이 생각보다 편해서 놀라웠다. 심지어 내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보다도 말이다.


그리고 만약 애플 워치를 똑같이 밀레니즈 방식을 채용한 괜찮은 티쏘 (tissot) 랑 비교한다면? 스위스여, 넌 내 대답을 듣고 싶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애플은 디자인, 디테일, 그리고 착용감이 막대한 관심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어떤 부분에서는 스위스나 아시아 브랜드에서 나오는 제품이 아마추어 제품으로 보이게 만들 정도로 훌륭했다. 이게 만약 '디지털 시계' 였다면, 난 두말없이 칭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시계'의 세상에 들어온다면... 그때부터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2) 단점 : 애플 워치가 훌륭하지 않는 점


1. 영속성, 감수성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값비싼 기계식 시계를 수집하고 착용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살짝 높은 월급을 받고 산다. 이 사람들은 좀 더 아름답고 훌륭한 목적이 있는 제품 (예를 들면 애플 제품 같은) 을 구매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롤렉스 시계를 내다팔고 다른 시계 (예를 들면 애플 워치)를 사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날로그 시계는 영속성이 있다. 그것들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거 같으며 그로 인해 소지자의 감정을 건들인다.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 했던 마크 뉴슨이 디자인 했던 디지털 제품들은 영속성이 없다. 애플 시계가 과연 몇 년이나 갈 거 같은가? 운 좋아봤자 5년이다. 이 정도로는 아날로그 시계가 가지는 영속성이나 기계식 시계가 주는 감정에 비해 굉장히 작은 시간이다.


2. 두께

 

 

내가 시계를 다루면서 줄곧 불평하는 것이 하나 있다. 제발 좀 내 셔츠 소매 속으로 시계가 편하게 들어가게 만들어라.

애플 워치도 이 불평을 피해갈 수 없었다. 난 45분동안 아이폰 6의 얇기에 대해서 자랑하는 회사가 애플 워치는 두껍게 만들었다는 것에 놀랐다. 물론 하드웨어적인 문제 때문에 두께가 두꺼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하나 그래도 '시계' 치곤 두꺼웠다.



3. 그래봤자 디지털 시계

애플 워치는 공학의 위대한 산물이며 훌륭한 디자인을 가졌다는 것은 두말없는 잔소리이다. 그러나 그래봤자 기계식 시계의 아름다움은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디지털 시계가 기계식 시계보다 아름답게 느껴지게 되는 시간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난 아름다움에 집착하고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걸 메인 시계로 입고 다닐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애플 워치를 구매하고 서브 시계로 쓰는 사람은 많겠지만 그래도 메인 시계는 되지 못할 것이다.


4. 이건 시장 선도자이다. 그러나 과연 그 시장을 우리가 원했는가?


애플 워치는 일단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스마트워치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만큼은 기술 모르는 나도 안다. 

그러나 과연 웨어러블 기술이 우리가 원하는 것이 맞긴 맞는가? 5년 전에 나온 블루투스 헤드셋이나 최근에 나온 구글 글래스 처럼 상용화되지 않거나 묻혀지지는 않을까? 과연 스마트워치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될까? 만약 스마트워치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되면 그렇게 만들 회사는 일단은 애플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될 때까지는 어쩌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출시 될때까지 많은 사용 예시가 만들어져야할 것이다.




총평 : 이것이 '진짜' 시계에게 위협이 될 것인가?

 

 

 

 

 

애플 워치가 시계선호가로 하여금 Lange double split (1억이 넘는 초고급 시계) 를 애플워치로 대체할 거 같은가? 내 대답은 '당연히 아니다.' 


평균적인 Lange 시계(중급형에서 고급형) 사용자라면 주말이나 운동할 때, 휴가갈 때 등에서 애플 워치를 서브 시계로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난 애플워치가 지금은 고급 시계 산업에 직접적인 경쟁자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애플 워치는 시간이 많이 지나면 시계 산업에 본격적인 위협이 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당신이 어느 것이 더이상 필요없다고 느껴지면 그것에게 그 어떤 욕망도 안 느껴질 테니까 말이다. (이 면에 대해서는 밑에서 좀더 설명할 것이다)


그러나 카시오, 세이코의 Astron 모델, suunto 같은 로우엔드 시계 브랜드는 지금부터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수제같은 엄청난 제작 방식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애플 워치가 로우엔드 시계보다 훨씬 어필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난 줄곧 애플 워치가 장기적으로는 고급형 시계도 위협이 가해질 거라고 하는데 내가 이렇게 말한 까닭은 다음과 같다.


지금 16살짜리 소년이 있다. 그들에게 고리따분하게 느껴질 스와치와 애플 워치, 무엇을 고를까? 답은 정해져 있다. 

애플 와치를 선택한 그 16살 짜리 소년이 20살이 됐다. 해밀턴과 애플 워치 3세대, 무엇을 고를까? 답은 정해져 있다.

이게 그 20살 청년이 25살이 되었다. 오메가와 애플 워치 플러스, 무엇을 고를까? 답은 정해져 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몇 년 후부터는 이제 스위스가 걱정할 레벨에 도달하는 것이다. 어린 세대를 전부 빼앗겼으니 말이다.


줄곧 말하지만 애플은 자사의 손목시계의 디테일에 엄청난 관심을 쏟아부었고 스위스 시계 브랜드는 이로부터 배워야 한다. 적은 가격으로도 훌륭한 디자인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애플 워치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이다. 이제 스위스 업체들이 1000달러 아래의 좋은 기계식 시계를 뽑아낼지도 모르니 말이다.

 

1차출처: http://www.hodinkee.com/blog/hodinkee-apple-watch-review

2차출처: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mobile/55/read?articleId=1508746&bbsId=G003&itemI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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