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7일,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진 플로이드 메이웨더(Floyd Mayweather) vs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의 세기의 대결은 10 라운드 메이웨더의 TKO 승리로 끝났다.

 

메이웨더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맥그리거가 잘 싸웠기에 꽤 볼만 한 게임이었다. 적어도 메이웨더 vs 파퀘아오 경기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이 경기가 대전료 1천억짜리 경기인가 싶기는 하다.

 

 

 

예상보다 맥그리거는 엄청 잘 싸웟다. 맥그리거가 불리하다는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초반에 KO 되지 않고 무패의 세계챔피언을 상대로 10 라운드까지 버텼다. 더구나 중반까지는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도 아니었고 정타도 제법 맞히고 꽤나 복싱 스킬을 보여주는 선전을 이어갔다. 해설자들도 맥그리거의 복싱 실력에 상당히 감탄하는 코멘트가 여러차례 나올 정도였다.

"맥그리거가 준비를 많이 했네요", "맥그리거가 왠만한 복서는 복싱으로 이길 수 있겠는데요"

 

 

1~3 라운드에서는 메이웨더가 회피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고, 맥그리거는 메이웨더를 클런치 한 후에 후두부를 때리거나 파운딩 하듯이 치는 장면이 종종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웨더는 매달리듯이 있으며 체력 소모를 최소화 한 반면 맥그리거는 클린치 동작에서 힘을 많이 빼는 모습이었다.

 

결국 체력의 문제로 중반 이후부터 눈에 띄게 맥그리거의 펀치와 움직임이 느려졌고, 5라운드 경에는 메이웨더가 상대가 지친 것을 느꼈는지 웃는 장면도 나왔다.

 



9 라운드부터 이미 그로기 상태로 몸이 퍼진 모습을 보인 맥그리거, 문제의 10 라운드에서 메이웨더에게 화끈하게 정타를 허용하면서 완전히 가드가 내려가고 다운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아쉽게도 심판이 TKO 로 다운 직전에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것도 정말 아쉽다. 세기의 대결인데 화끈하게 고목나무가 쓰러지는 듯한 KO 로 마무리 되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메이웨더의 승리였지만 맥그리거는 대단한 선전을 했다. 맥그리거가 한대도 때리지 못할 것이란 예상까지 있었지만 복싱 데뷔전 치고는 엄청난 정신력과 실력을 보여주면서 왜 이런 대단한 매치를 성사시킨 선수인지를 보여줬다.

 

 

참고로 KBS 해설자들의 실력이 수준이하였다. 경기 후 인터뷰를 하는데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는 수준이 엉망이다. 중요한 인터뷰 내용은 다 짤라먹고 대충 멋대로 해석을 하지 않나... 전직 권투선수 (변정일), UFC 선수 (정찬성) 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캐스터는 기본적인 실시간 해석이 가능한 수준의 영어 소양은 갖춰야 하지 않을지.

 

 

정확한 경기 후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메이웨더 : "He’s a lot better than I thought he was. He used different angles. He was a tough competitor. But I was the better man tonight"

(맥그리거는)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강했다. 색다른 각도로 공격했고, 강력한 도전자였다. 하지만 오늘 밤은 내가 더 강한 남자다.

 

맥그리거 : "I thought it was a little early of a stoppage" 

(심판이 일찍 말린 것 같다)

"He was a lot more composed under the shots"

(메이웨더가) 더 많은 펀치를 성공시켰다.

 

 

정식 복싱경기였으니 이 경기의 결과로 메이웨더는 50승 무패의 전적으로 은퇴하게 되었다.

50승 무패 복서이지만 논란의 챔피언으로 기억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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