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본선 출전팀이 6개 뿐이라 3위안에만 들면 되니 가장 메달 따기 쉬워보였던 올림픽 야구에서 노메달 참사가 벌어졌다. 최종 성적은 3승 4패로 4위.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불참해서 모든 팀들의 전력은 큰 차이가 없었다. 홈팀 일본은 우리보다 전력이 한수 위라고 해도 미국에게 2번 지고, 도미니카 공화국에게도 진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의 문제점을 분석해 보자.  

 

1. 김경문 전임감독 선임 

전임 선동열 감독이 WBC 부진으로 사상초유의 국정감사까지 받으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후에 후임으로 김경문 감독이 선임되었다. 김경문 감독은 소속팀 NC 에서의 부진한 성적으로 사퇴한 상황으로 과거 두산에서의 명장 이미지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 

 

2. 올림픽 직전 음주파동 

코로나로 인해 방역지침이 강화된 상황에서 대표팀으로 선발된 일부 선수가 호텔로 여자를 불러 음주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당연히 야구대표팀에 대한 여론은 극도로 나빠졌고 선수단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이 와중에 선수 선발에서 부터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3. 독단적인 선수 선발

포지션 별로 최고의 성적을 갖춘 선수를 선발한다는 원칙은 감독의 모호한 기준으로 무너졌다. "절대 뽑지 않겠다" 던 박해민과 오지환을 선발하면서 감독은 자신의 말을 어겼다. 투수진에서는 WAR 기준 2위 백정현, 4위 강재민, 5위 정해민, 6위 김재윤, 7위 홍창기가 모두 선발되지 않았다. 야수진 역시 WAR 5위 최정, 6위 정은원, 8위 전준우, 10위 채은성 등이 뽑히지 않았다. 

박민우의 대체선수로 김진욱을 선발해서 대회중에 패전처리용으로만 썼고, 구원투수가 부족한 엔트리에 구원투수 중 가장 성적이 좋은 강재민을 선발하지 않아 한화선수들을 고의적으로 외면하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특히 강재민은 음주파동으로 낙마한 한현희와 비슷한 유형임에도 대체선수로 40세의 오승환을 선발하면서 세대교체라는 명분도 잃어버렸다. 그리고 도미니카와의 3-4위전에서 오승환은 5실점하면서 패전투수가 된다. 

한화 선수를 고의적으로 안 뽑았다는 의혹을 더하자면, 전문 2루수가 없는 상황에서 성적이 좋은 정은원은 끝내 외면했다. 

또한 KBO 리그 홈런 수위권인 최정을 배제하고 좌타자 일색의 타순을 구성한다. 믿음의 야구로 전경기 기용한 오재일, 양의지는 이번대회에서 0.211, 0.136 이라는 최악의 타율을 기록한다. 

도쿄 올림픽 야구대표팀 타격성적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투수 성적

 

4. 한박자 늦은 투수교체, 쓸놈쓸 투수기용, 감에 의한 무조건적인 믿음의 야구 

대표팀의 전력은 분명 과거에 비해 약했으나, 코칭스태프의 운영을 통해 약해진 전력을 극복하는 것도 실패했다. 일본과의 준결승 전에서 "탭댄스 수비" 로 멘탈이 붕괴된 고우석을 그대로 마운드에 방치해서 2-2 에서 2-5 로 역전을 하는 빌미를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의 변명은 다음 경기를 생각해서 고우석이 8회를 막아주기를 바랬다는 것인데, 이 경기를 이기면 바로 결승으로 올라갔기에 다음 경기를 생각하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변명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미국전에서 승부처인 6회 한 이닝에만 4명의 구원투수를 교체하면서 5실점하면서 투수교체에서도 실패했다. 

KBO 리그에서부터 지적되었던 김경문 감독의 쓸놈만 쓰는 투수기용 스타일은 여전했다. 조상우는 7 경기중에서 6경기에 등판해서 굴려졌고, 결국 중요한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 퍼지면서 연타를 맞고 0.1 이닝만에 강판된다. 

감에 의한 믿음의 야구도 문제가 되었는데, 대회기간 내내 최악의 컨디션을 보이던 양의지를 졸곧 4번타자로 기용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리그에서도 지명타자로만 나오는 선수에게 포수를 맡겨서 타격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재일과 강백호는 타격은 선방한 편이나 찬스마다 병살타를 치면서 흐름을 끊어먹었다. 

 

5. 패배 후의 남탓 인터뷰 

이유야 어쨌든간에 성적에 대한 최종 책임은 감독이 진다. 오랜 감독생활을 했던 김경문 감독이 이 것을 모르지 않을텐데 "금메달 못딴 것 크게 아쉽지 않다.  (링크)" 라는 변명으로 가득한 인터뷰로 그나마 남아있던 여론마저 돌아서게 만들었다.

13년 전의 베이징 올림픽 전승우승 금메달의 명예를 스스로 날려버리고 이제 당분간 감독직을 맡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이번 요코하마 참사를 계기로 우물안 개구리로 안주하던 KBO 선수들도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vs 도미니카 전 패배 확정 후 빡친 표정의 박찬호 해설위원 

 

조롱으로 가득한 댓글들. 민심이 이렇다. 

당분간 KBO 리그의 침체가 우려되나, 자업자득이라는 생각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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