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강수진의 3가지 성공 비결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발레단 앞에서 발레리나 강수진과 그의 남편인 툰치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우리는 사진을 찍고, 약간의 대화를 나눈 뒤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2주 동안 함께 지내며 2일 정도 술을 함께 했는데, 그때마다 그녀는 내게 이런 말을 들려 주었다.
"술 마실 땐, 더구나 독한 술 마실 땐, 안주를 잘 먹어줘야 해요."
그리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 내 개인 접시에 이것저것 먹을 만큼 안주를 덜어 주었다. 세계최고의 발레리나 강수진이, 더구나 나보다 10살이나 많은 그녀가 손수 내가 먹을 안주를 챙겨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때 옆에 동석한 그녀보다 15살 어린 한국 여성은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 한국의 여성에게 '안주 좀 챙겨 달라고'말했다면, '어머 그건 성차별 아닌가요?'라는 말을 들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선생님은 정말 다정하시네요."
그러자 그녀는,
"어머, 왜요? 술을 마시는 데, 챙겨주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여자라고, 나이가 많다고, 늘 받으려고만 하면 곤란하죠. 내가 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을 대우해 줘야죠."

나는 그녀에게서 성공한 사람의 에티튜드를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고백하지만, 내가 직접 프로듀싱한 그녀의 책,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의 기획과 전체적인 구성은 이 대화로 인해 시작되었다.

그녀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삶은 이렇게 달랐다.

우리는 보통 직장에서 해외 출장을 나가게 되면, 업무를 마친 뒤에 약간 관광도 하고, 맛집에도 찾아가 그 나라의 다양한 것들을 즐기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달랐다. 심지어 부모님이 살고 계신 한국에 공연이 잡혀도, 그녀는 오직 공연에만 집중하지 부모님을 만나지 않는다. 실제로 그녀는 공연을 다 마치고 출국할 때, 공항에서 부모님을 처음 만날 정도로 독하게 자신의 일정을 관리한다.
그녀가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저는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해요. 공연하러 한국에 왔으면 공연만 하고 가는 게 관객에 대한 예의죠.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하면 정말로 3박 4일 동안 공연장과 호텔만 왔다갔다해요. 쉬는 시간도 없어요. 틈이 날 때마다 저는 어떻게 하면 더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느라 바쁘거든요. 그게 제가 여기에 온 이유니까요"

자신의 업에 대한 그녀의 철학은 이렇게 달랐다.

우리는 보통 직장에서 일하는 척, 집이나 학교에서는 공부하는 척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스스로 생각했을 때 5시간을 일한 게 중요한 것이지, 남이 봤을 때 5시간을 일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쓸데 없는 일이다. 왜 내 일을 하는 데 남의 눈치를 봐야 하나? 그건 당신이 남의 일을 하기 때문이다. 내 일을 하는 사람은 절대 눈치 보지 않는다. 눈치만 보며 인생을 보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지 않는가."

그녀의 성공 비결은 결국 3가지였다.
-지금 해야 할 일을 지금 하라
-목표와 상관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일할 땐 오직 나에게만 집중하라

정말 단순하고, 늘 듣던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입에서 "에이 그건 늘 듣던 이야기잖아요, 시시해요."라는 말 대신 "아, 그건 지금 제가 실천하고 있는 이야기들이네요, 역시!"라는 말이 나오기를 바란다.

역시, 라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인생은 역시, 다르다.

2013년 6월 김종원-
AND